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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07 킬러펭귄/ 학타르님 리퀘
  2. 2014.02.07 키드로우, 킬러펭귄/ 의사 썰
  3. 2014.02.07 킬러펭귄/ 짧은 썰 4개
  4. 2014.02.07 킬러펭귄/ 루지님 리퀘
  5. 2014.02.07 키드로우/ 롤롤님 리퀘
2014. 2. 7. 14:18

*학타르님 리퀘 : 킬러펭귄, 2년 후 킬러 왼팔의 화상 흉터를 만지는 펭귄

 

 

 

  선장과 헤어진지는 이미 한참 지났지만 너무나 평안한 섬 분위기에 마음 또한 평안해져 그랜드 라인으로 돌아온 것만 같다고 느끼며 펭귄은 섬의 한 마을을 돌아다녔다. 다른 동료들은 이미 섬의 어딘가로 흩어져서 각자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있었으며, 펭귄 또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려고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던 참이었다. 일단 선장이 항상 해왔던 대로 부족한 약품부터 구입하고, 그 다음은. 적어온 쪽지에 적혀있는 각종 약초들과 약품들의 목록을 가볍게 훑은 뒤 고개를 들어 가게를 찾았다. 너무 뜨겁지는 않지만 봄의 햇볕이라고 하기는 강한, 살짝 땀이 차오르는 햇살을 받으며 펭귄은 모자 밑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약간은 선장이 그리운 것 같기도, 라면서 선장 얼굴을 눈앞에 그려내고는 혼자 허탈하게 웃은 후에 다시 걸음을 힘차게 내딛었고, 이내 필요한 물품들이 보이는 가게를 발견했다.

 

  가게는 꽤나 컸다. 대부분의 필요한 약품들이 갖춰져 있는 큰 약방이었으며, 주인은 다른 손님들을 대하느라 꽤 바빠 보이는 모양이었다. 혼자서 약품을 찾아 해매고 있자니 직원으로 보이는 풍성한 금발을 가진 어여쁜 아가씨가 다가와서 살갑게 웃으며 같이 약품을 찾아주었고, 그녀의 사적인 질문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여성은 눈이 살짝 쳐져있어 순한 인상을 주었으며 살짝 웃을 때마다 보이는 보조개가 매력적이었다. 펭귄은 이런 상황도 오랜만이라고 느끼면서 긴장이 풀려 조금씩 즐기고 있었고, 그녀가 추천해주는 다른 약품도 흥미를 가지며 그녀와의 대화를 즐겼다.

  “그래서, 이건 저희 섬에서 인기 있는 약품인데요. 머리가 울리듯이 아플 때 한 알만 먹으면 싹 나아요.그리고 이건 용액으로 나온 건데 목이 붓거나 기침이 날 때 따뜻한 물 한 컵에다 타먹으면 가라앉아요.”

  과연 감기에나 쓰일 약품들이 우리 배에서 필요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설명과 함께 조금씩 닿아오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는 펭귄이었지만, 이내 선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실험용으로 쓰일 약이 아니면 우리 배에 필요하지 않은 약품은 사오지 말도록.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한 생생한 선장의 목소리에 가볍게 웃으면서 괜찮습니다. 라고 거절을 했고, 직원은 아쉽다는 듯이 웃으며 그러면 오늘 저녁에는 한가해요? 라는 본격적인 작업이 들어왔다. , 글쎄-라며 살짝 웃고는 적어왔던 약품들을 담은 바구니를 내밀며 계산해달라고 요구했고, 그녀는 눈꼬리를 가늘게 접으며 저는 오늘 5시에 퇴근해요. 라고 묻지 않은 말 한 마디를 가볍게 뱉었다. 펭귄은 딱히 대답은 하지 않은 채로 그녀를 보고 웃으며 그럼 수고하세요. 라고 말하고는 가게를 나왔다.


  부족한 약품이 생각보다 많아 다른 물품을 구매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며 양 손 가득 약품들을 들고는 섬 어귀에 있는 잠수함으로 향했다. 유리병에 담겨있는 약품들이 여럿 되어 혹시나 깨질까 염려하며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마을 입구를 조금씩 벗어날 때 쯤 다른 한 무리가 마을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다. 평범하게 항해하는 집단으로는 보이지 않았고, 도리어 어디선가 본 익숙한 얼굴들이라는 생각에 자연스레 그들에게서 등을 돌렸지만 결과는 매한가지였다. 새빨갛게 솟아오른 머리를 한 한 남자가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다가왔고, 이내 펭귄의 어깨를 강하게 움켜쥐며 네 선장은 어딨냐. 라고 짧게 물었다. 아직은 사실을 걸리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에 대답 없이 가만히 있자 옆에 있던 금발의 남성이 다가와서 마을 어딘가에는 있겠지. 라며 빨간 머리를 한 남성의 주의를 끌어주었고, 먼저 가서 찾아봐. 나는 잠시 좀. 이라며 그를 내보냈다. 빨간 머리의 남자, 키드는 이내 흐음- 이라면서 그를 보다가 출발은 3일 후다. 라고 말하고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마을로 향했다.

  “고맙다고 해야 할 지.” 희미한 확신으로 말하며 절그럭거리는 약들이 담긴 봉투를 들고 다시 몸을 틀었다.

  “들어줄게.” 마치 자신이 연약한 여성이라도 된다는 듯이 그를 대하는 태도에 약간은 짜증이 나 괜찮아.” 라고 짧게 대답하고는 손에 힘을 더 세게 주고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발 머리를 한 남성은 눈치가 없는 것 마냥 따라오며 화난거야? 라고 물을 뿐이었다.

 킬러. 여기는 신세계다. 나는 너에게 내 배의 위치를 알려주고 싶지 않아.” 털을 곤두세운 고양이처럼 긴장감을 담은 말을 하면서 계속해서 걸었고, 킬러는 그 말에 약간은 고민하는 듯싶더니 그럼 저녁에는 한가해? 라고 따라오며 물었다. 방금 전까지 추근거리던 직원이 생각나 어이없게 웃었고, 킬러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아직 마을에 안 들어가 봐서 지리는 잘 모르지만, 마을 입구에서 제일 가까운 술집에서 기다릴게. 5시 어때?”

  시간까지 똑같아. 라고 혼자 생각하면서 가만히 서서 킬러를 바라보고 있자 킬러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이 바다에서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일이잖아. 오랜만에 봤는데 가볍게 술이나 한 잔 하자고. , 오기 싫으면 말고.”

  비록 마스크를 썼음에도 살짝은 웃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 킬러를 쳐다봤고, 킬러는 짧은 인사를 한 후에 다시 마을 쪽으로 걸어갔다. 짧은 순간에 많은 일이 지나간 것 같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고는 다시 배로 향했다.


  배에는 몇 명 남아있지 않았다. 배를 지키기로 한 선원들 몇을 빼고는 이미 마을로 달려간 지 오래였으며, 아침에 헤어질 때의 그들의 분위기를 생각해서는 오늘 내로 돌아올 것 같지는 않았다. 배에 남아있던 동료들은 각자 자신의 일하기 바빴고,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은 약들의 양에 펭귄은 혼자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약품들이 담긴 봉투를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고는 하나씩 꺼내 정리하기 시작한 펭귄은 곧 그 일에 몰두했다. 유리병에 담긴 약들은 선반에 조심스레 옮긴 후에 남은 약초들을 늘어뜨려 놓고는 팔을 걷고 그것들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약초를 분류하다 고개를 들어 뭉친 근육들을 풀어주면서 약간 어지럽다고 느껴 좀 전의 순한 인상의, 하지만 전혀 순하지 않을 것 같은 여성이 권해줬던 약을 떠올렸다. 그런 약들도 하나쯤은 살걸 그랬나. 라며 중얼거렸지만 그 여성은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졌고 펭귄은 다시 약초를 분류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을 전부 끝냈을 무렵에는 조금씩 해가 지고 있었다. 아직은 밝다는 느낌을 받으며 시계를 봤지만 시계바늘은 이미 여섯시를 한 참 넘긴 후였다. 봄섬의 긴 태양이 아직 하늘에 걸려있을 뿐 시간이 흐르는 것은 어느 섬이나 마찬가지였다. 여섯시 이십사분. 낮게 읊조리며 멍하니 허공을 쳐다봤고, 배를 지키고 있던 선원들이 펭귄에게 다가와 저녁은 어떻게 할 거냐며 물었다. 저녁은 나가서 먹고 올까. 라고 생각하자 곧 금발의 두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고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한 후에 얼굴을 찌푸렸다.

  “자기 혼자 마음대로 정해놓은 약속 따위.” 혼자 중얼거리자 옆에서 저녁 식사에 대해 물었던 동료가 뭐?하고 다시 물었고 펭귄은 자신이 중얼거렸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 하고 도리어 되물을 뿐이었다. 펭귄은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결국은 나가서 먹고 올게. 라고 말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고, 옆의 동료는 언제 돌아오는 건데? 라며 물었다. 글쎄. 아마 오늘이지 않을까. 라고 대답을 했고, 동료들에게 수고하라고 말하며 다시 나갈 채비를 했다.

 

  고민은 했다지만 결국은 무턱대고 나와서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했고, 마을 입구에 다다라서 멍하니 서있을 뿐이었다. 이미 약속시간은 한참 지나있었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는 7시였고, 이곳에 왜 돌아온 것일까 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저녁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겠다고 말했기에 어쩔 수 없이 마을 입구로 들어서서 음식점을 찾았다. 하지만 들어선 곳은 입구 바로 지척에 있는 술집이었다. 약간은 미안한 마음과 함께 설마 아직도 있겠어. 라고 생각하며 마을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술집으로 들어섰지만 곧 펭귄은 입구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가게 안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금발의 남녀였다. 금발의 남성은 곤란하다는 듯이 웃고 있었고, 금발의 여성은 그의 거부하는 웃음을 무시한 채 몸을 밀착시키며 술을 따라주고 있었다. 펭귄은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움과 황당함을 동시에 느끼며 다시 한 번 그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금발의 여성은 낮에 자신에게 저녁 약속을 걸었던 순진한 인상의 여성이었고, 금발의 남성은 평소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보기 힘든 해적, 킬러였다. 다시 한 번 왜 이 곳으로 돌아왔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가게를 나가려는 찰나 킬러는 펭귄을 발견했고, 펭귄은 입구에 어정쩡하게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차마 이 상황을 다시 확인하고 싶지 않아 지나가는 사람한테 치이며 가만히 있자 킬러는 여성을 밀어내고는 펭귄에게 다가왔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살갑게 굴며 저녁은 먹었냐고 물을 뿐이었다.

  술을 따르던 여성은 말없이 둘을 쳐다봤다. 혼란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서있는 것은 킬러뿐이었고, 펭귄과 금발의 여성은 서로 어색한 웃음을 짓고만 있었다. 펭귄은 그저 이 상황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만 거듭하면서 뒷걸음질해 가게를 빠져나왔다. 이에 따라 킬러는 급하게 주인장에게 돈을 쥐어주고는 펭귄을 따라 나왔다.

 

  한참을 그저 걷기만 하다 킬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까 그 여자, 아는 사람?”

  “그러는 너야말로 아는 사람이야?”

  “아니, 한창 술 마시는데 접근하더라고.”

  “...”

  “아는 사람이야? 내가 곤란하게 한 건가?”

  “...”

  “혹시 그 여자 만나러 온 건데 내가 방해했던 건가?”

  “...그럴 리가!”

  “그럼 뭐야? 아까부터 왜 그렇게 화가 나있어?”

  “화 안 났어.”

  “거짓말.”

  “거짓말 아냐.”

  “거짓말이잖아.”

  “거짓말 아니야. 애초에 내가 왜 너랑 지금 이런 어쭙잖은 말싸움이나 하고 있어야!”

  “이거 봐, 화났네.”

 

  킬러는 앞서 걷고 있던 펭귄의 팔을 잡더니 방향을 틀어 다시 마을의 중심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딜 가는 거냐는 펭귄의 짜증 섞인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걷더니 조그마하게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으며 각자 조용히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실 뿐이었다. 킬러는 바 쪽에 두 자리를 잡고 앉은 후 식사와 술을 주문했으며, 곧 따끈한 국물과 함께 식사가 나왔다.

 

  “일단 너 저녁 좀 먹자. 아직 안 먹었지?”

  펭귄은 모든 것을 킬러에게 간파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식사는 거부하지 않겠어. 라는 단호한 마음으로 식사를 시작하였고, 킬러는 식사하는 펭귄의 모습을 조용히 쳐다볼 뿐이었다.

  “뭐야, 너는 안 먹어?”

  “나는 아까 이미 먹어서.”

  아, 그 여자랑. 이라는 말이 순간적으로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막으며 입 안으로 음식물을 꾸역꾸역 밀어 넣던 펭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설마 진짜로 5시부터 기다린 거야?”

  “.”

  “어째서?”

  “약속했잖아. 그리고 모처럼 오랜만에 만난 거니까 같이 술 한 잔 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 네가 안 온다면 어쩔 수 없는 거였지만.”

  약간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 펭귄은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고, 킬러는 느긋하게 술을 마셨다.

  “, 내가 오지 않았으면 어쩌려고 그랬던 거야.”

  “그럼 그 여자랑 밤새 술을 먹던지 했겠지.”

  능청맞게 웃으며 대답을 하자 펭귄은 인상을 찌푸리고 술이나 마저 마시라며 술잔에 넘칠 정도의 술을 가득 채워주었고, 킬러는 그 술을 가볍게 입에 털어 넣었다. 술잔이 빔과 동시에 펭귄은 다시 술잔에 술을 채워 넣었고, 킬러는 특별한 말없이 다시 술을 마셨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두 남성의 술판이 시작되었지만, 가게의 조용한 분위기에 맞게 차분히 주거니 받거니 할 뿐이었다. 킬러가 펭귄의 잔에 술을 따라주자 펭귄의 시선은 술병을 따라 찬찬히 옮겨갔고, 이내 도착한 곳은 그의 왼팔이었다. 그의 잘 다져진 근육 위에 그의 왼팔은 흉터로 처참히 그어져 있었고, 펭귄은 더디게 손을 올려 팔을 쓰다듬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갑작스런 펭귄의 태도에 킬러는 약간 놀란 기색을 취하며 말했다.

  “의사로서 하는 말인데, 몸 좀 아껴라.”

  킬러는 펭귄의 손이 살풋 닿아있는 팔 부근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 세계에 발을 디디기 전부터 각오한 일이라서 그런 거라면 별로 신경 안 써.”라면서 무신경하게 말하는가 싶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의사로서가 아니라 그냥 너로서 하는 말이라면 조금은 들어볼지도.”

  마치 문안 인사를 하듯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킬러의 말에 펭귄은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고, 킬러를 쳐다보았다. 킬러는 자주 보기 힘든 웃음을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고, 펭귄은 얼마 되지 않아 얼굴이 살짝 붉어져 밥이나 먹으라며 킬러의 팔을 내던지다시피 했다. 펭귄은 남의 속도 모르지.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물을 들이켰고, 킬러는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없이 둘은 술을 마셨고, 술병을 비우는 속도는 점점 가속되었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취해서 뻗었을 법한 양의 빈 술병들이 옆에 나란히 나열되었지만 그 둘은 그만둘 줄을 몰랐다. 약간은 취기가 오른 것인지 펭귄이 잠시 술병을 내려놓았고, 잠시 생각에 잠겨 가만히 있었다. 곧 정리한 생각을 입꼬리를 올려 웃으면서 말했다.

  “네가 이 모든 것을 각오하고 이 바다에 뛰어든 거라면 더 이상의 걱정은 하지 않겠어. 하지만 조금은,아쉬울지도.”

  말을 끝냄과 동시에 펭귄은 킬러의 왼팔 흉터에다가 입을 살짝 맞추었고, 킬러는 바로 펭귄의 얼굴을 잡아 올려 키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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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천희
2014. 2. 7. 14:09

흔한 설정이지만 현대물로 의사인 펭귄과 로우 그리고 뒷세계 사람인 키드와 킬러. 로우는 약간 걸쳐있고 펭귄은 그냥 로우랑 친한 평범한 의사. 키드가 로우만나러 로우가 일하는 종합병원에 출근도장찍으니까 킬러가 하는수없이 맨날 키드 따라와서 병원 복도에서 어정쩡하게 커피나 마시며 기다림. 그런데 로우곁에는 펭귄이 주로 있었고 킬러는 펭귄을 관찰하기 시작. 로우를 관찰했다간 키드가 쌩 난리를 칠 것이 분명. 물론 심심해서 시작한 관찰이고 펭귄도 키드랑 킬러를 하도 많이 봐서 익숙하지만 대화 한 번 안 한 상태. 키드랑 킬러가 오면 로우랑 같이 있던 펭귄이 이만 갈게하고 바로 나가서.


그러다가 어느날 킬러는 복도에서 자판기커피나 먹으며 시간때우는데 펭귄이랑 마주침. 펭귄도 커피하나 뽑아들고는 킬러한테 오늘도 오셨네요? 이러고 묻고. 뭐 이런 별뜻없는 인사로. 킬러도 그때는 아 예 뭐.. 이러고 대답하고 헤어지고. 그러다 무슨 사건으로 인해 이 둘이 친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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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천희
2014. 2. 7. 01:58

1. 킬러 독감 걸리는 상황. 가벼운 감기 말고 독감이라서 펭귄이 간호하는 장면. 

 

2. 킬러랑 펭귄이랑 영화관 가서 영화봄. 하지만 달달한 로맨스는 없음. 펭귄은 킬러의 시선따위 무시하고 영화에 집중하고 킬러는 꿋꿋이 펭귄 힐끗힐끗 쳐다보고.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펭귄이 한숨쉬면서 쿨하게 입 한 번 맞춰주고 다시 가자 이러고 손잡고 집 감. 근데 이거 사실 키드로우가 더 어울려ㅋㅋㅋㅋㅋㅋ 뭐 키드는 킬러처럼 쳐다만 보는게 아니라 그냥 영화관에서 키스했을거같지만. 여튼 적극적인 펭귄이 좋음.

 

3. 킬러펭귄 자전거데이트.

 

4. 킬펭이 얘기하다가 우연히 어릴적 얘기 나와서 서로 어릴적 사진보고 귀엽다고 생각한다던지. 그래서 서로 사진교환한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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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천희
2014. 2. 7. 01:54

*루지님 리퀘 내용 : 샤본디 제도의 키드와 로우의 싸움 이후에 킬펭 둘이 처음 만나서 썸타는 망상썰.




**

  해적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전투이다. 광활한 바다를 가로질러 항해를 하며 만나는 해적들끼리 서로 싸우기도 하며, 혹은 해군과 싸우기도 한다. 해적들은 이기기도 하며 꼬리를 내리고 도망가기 바쁘기도 하다. 키드 해적단도 이와 마찬가지였으며, 그 날은 답지 않게 후자인 상황이었다. 칠무해-바솔로무 쿠마-가 등장했고, 키드 해적단은 원치 않게 하트 해적단과 함께 그를 물리쳐야했다. 그 후 정상결전이 영상전보벌레를 통해 전달되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새겼으며, 앞으로 새롭게 펼쳐질 신세계를 생각하고는 키드 해적단의 단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다시금 생각하며 입을 비쭉 웃었다. 

 

  하지만 키드 해적단은 샤본디 제도에서 한바탕 사건을 일으킨 후 바로 어인섬으로 달려간 것은 아니었다. 샤본디 제도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자들을 구하러 항해를 했고, 며칠 전 일어났던 정부와 흰수염과의 전쟁은 아무 일도 아니었다는 듯 모두가 활기차게 웃어대는 마을에 도착했다. 이미 배의 코팅은 끝난 상태라 물품만 구하고 바로 어인섬으로 떠날 계획이었으나, 행운인지 불운인지 물자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의 시간이 걸렸다. 키드는 하는 수 없이 섬의 한 구석에 배를 정박시키고 단원들에게 약간의 돈과 함께 자유 시간을 주었고, 덕분에 킬러 또한 오랜만의 자유 시간을 갖게 되었다. 

 

 

 

****

  급작스러운 선장의 명령에 그들은 전쟁 한 가운데에 출현하였으며, 부상자 두 명을 치료하였고, 명성이 자자한 명왕 실버즈 레일리를 만났다. 하루하루를 다급하고도 위험하게 보냈지만 막상 그 배의 선장, 트라팔가 로우는 모든 행동을 너무나 느긋하게 행동하였고, 단원들은 납득인지 체념일지 모를 반응을 하며 묵묵히 선장을 따랐다. 그렇게 여인섬을 지나 다시 출항을 했고, 기록지침이 가리키는 다음 섬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착지는 오랜만의 겨울섬이었다. 새하얀 눈들이 소복소복 날리고 있었고, 섬 어귀에서는 아이들이 옷을 꼭 여민 채 뛰어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외부인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며, 도리어 다가와서 신기하다는 듯이 묻고 만지다가 꺄르르 웃고는 다시 저들끼리 놀러 달려갔다. 한바탕의 높고 상큼한 웃음소리가 멀어지고 난 후에야 마을이 어디 있는지를 묻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국은 아이들이 뛰어간 곳으로 발걸음을 떼는 수밖에 없었다. 눈은 녹아 사라질 만큼 조금도, 파묻힐 만큼 많이 내리는 것도 아니었으며, 뽀도독-하고 밟힐 정도의 눈이 유지될 정도로만 내리고 있었다. 노스블루의 세찬 눈보라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눈이라고 생각하며 펭귄은 슬며시 미소를 짓고는 눈길에 발을 천천히 내딛었다. 

 

 흩어져 있다가도 다시 모아지는 아이들의 발자국을 따라 꾸준히 걷자 마을 사람으로 추정되는 인영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 입구에 다다라서 로우는 베포와 함께 약초를 사러 가겠다고 했고, 다른 선원들은 각자 필요한 물품들을 조달하기로 했다. 로그를 채우기 위해서는 나흘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틀간 각자 생활하다 오라는 선장의 명령을 받고 해산을 하였고, 펭귄은 조용히 마을을 벗어나 눈을 즐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참을 걷고 있을 와중에 멀리서 금발의 한 남자가 보였고, 머지않아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 

  저 멀리서부터 가까워지는 기척에 몸을 긴장시켰으며, 언제든지 공격이 가능하도록 조용히 무기를 바로잡았다. 허나 곧 미친 생각은 이곳은 마을이 지척인 곳이라 마을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고, 마을 사람이 아니더라도 굳이 여기서 싸움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선장 키드로부터의 잠깐 동안의 자유 시간이었고, 이를 망칠 생각이 없었던 킬러는 차분히 다가오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확인했다.허나 다가오는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불과 며칠 전에 샤본디 제도에서 봤던 새하얀 단복을 입은 남자였으며, 그 또한 킬러를 보고는 놀라는 눈치였다. 새하얀 단복과 주변의 내리는 눈의 색이 일치해 눈 속으로 사라질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가 다가오는 것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그 또한 계속해서 걸어왔다. 머지않아 서로 얼굴이 확실하게 분간이 가는 거리가 되었고, 약간은 어렵다는 듯이 표정을 지으며 그는 계속해서 다가왔다. 

 

  지금, 혼자?” 킬러는 의외의 낮은 목소리에 새삼 놀라며 그를 천천히 쳐다보았고, 어찌 보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답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우연인걸. 나도 혼자인데. 당신, 키드 해적단의 부선장, 킬러지? 저번에 샤본디 제도에서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야. 처음에는 그 가면을 안 쓰고 있어서 긴가민가했지만.”

  아아, 가면은 잠시 벗었지. 굳이 쉬면서까지 쓸 필요는 없으니까. 샤본디 제도에서는 선장이 좀 사고를 쳤지.”

  “우리 선장도 말이지. , 이쯤 되면 내 소개는 안 해도 잘 알거라는 생각이 드는군.”

  “하트해적단 소속, 펭귄 아닌가. 너 정도라면 당연히 알지.”

  “이야, 영광인걸.” 펭귄은 짧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왜 혼자 있는 거야? 분명, 선장이랑 같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너야 말로 왜 혼자 있는 거지?”

  “...”

  “아무래도 같은 이유 같군. ...술이나 한 잔 할 텐가?”

  “그러지.” 

 

  펭귄과 킬러는 자연스레 술잔을 부딪쳤다. 막상 술을 같이 먹게 되었지만 특별히 대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들이 가져온 술만 축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킬러가 살며시 입을 열어 그건, 노스블루의 술인 건가. 하고 운을 뗐다. 

 

  노스블루의 술이란 건 어떻게 안 거지?” 

  “너희 해적단, 노스블루 출신들이잖아. 그래서 생각해본 것일 뿐이다.”

  

  펭귄은 킬러의 대답에 만족한다는 듯이 술을 쳐다보며 슬며시 웃고는, 너도 한 잔 해볼 텐가? 하며 권했다. 아까부터 슬며시 보일 듯 말 듯 한 웃음이 예쁘다고 느끼면서 술잔을 내밀었고, 이내 술잔에는 술이 찰랑거리며 가득 찼다. 술을 기점으로 조금씩 대화가 시작되었고, 조금씩 살얼음이 녹듯이 분위기가 녹아나갔다. 

 

  그렇게 한동안 둘은 끊길 듯 말 듯 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술을 마셨고, 하늘에는 어느덧 해가 지고, 별이 하나둘 박히기 시작했다. 조금은 쌀쌀한 바람이 몸을 휘감아 코끝이 조금씩 시려졌다. 펭귄은 슬슬 일어서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빈 술병들을 집고 일어났고, 그의 행동을 가만히 쳐다보던 킬러가 입을 뗐다. 

 

  , 더 마시지 않을 텐가.” 고개로 마을방향을 가리키며 킬러가 말했고, 예상치 못한 권유에 살짝 놀라 그를 쳐다보며 펭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의외인걸. 단순한 일회성 만남으로 생각했는데.” 

  “, 단순한 일회성 만남이라도 들어가서 한 잔 더 하자고 말해볼 수는 있지.” 

  “-그런 건가.” 

  “그렇다 하지. 그래서, 한 잔 더 할 텐가?” 

 

  그 사이에 많아진 별들을 쳐다보며 잠시 생각을 하던 펭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그러면 그쪽이 사는 건가? 라고 다시 한 번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킬러는 잠깐의 미소에 만족하며, 귀한 몸이 응해줬는데, 내가 사야지. 라고 말하며 얄궂게 웃었다. 

 

 

 

** 

  가까운 마을로 들어가 술집이 달린 여관을 찾았으며, 구석진 자리를 잡고는 술을 주문했다. 킬러가 술을 주문하면서 주인장에게 조용히 방 하나를 예약했고, 이내 큰 소리로 식사도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곧 소박하지만 잡다한 요리 서너 개와 술이 곁들여 나왔다. 복작복작한 가게 안에서 둘은 조용히 식사를 시작하였으며, 킬러는 다시 펭귄에게 술을 따랐다. 이 술, 조금 도수가 높을지도. 따르면서 나긋이 말하자 펭귄은 조용히 웃으며 술잔을 받았다. , 하루쯤이야- 펭귄이 킬러에게 술을 따랐고, 킬러는 모자 밑으로 보이는 그의 얼굴에서 살짝 비춰지는 웃음에 다시 한 번 미소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술잔을 받았다. 그렇게 둘의 식사가 시작되었고, 어느샌가 그들도 시끄러운 가게에 흡수되어 대화를 주고받았다. 

 

  밖에는 이미 진득이 어두운 밤하늘에 별들이 무수히 박힌 상태였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킬러는 오늘 좀 과하게 마셨나. 라고 생각을 하면서 앞에 앉아있는 펭귄을 쳐다봤다. 펭귄도 취기가 올라왔는지 안색이 약간 불그스름한 상태였고, 킬러는 아까 잡은 방으로 펭귄을 데리고 갔다. 방은 평범했으며,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침대에 다다르자 펭귄은 가만히 침대를 바라보더니 침대가 하나뿐인 건가. 라고 중얼거렸고, 연이어 뭐,상관없나. 라면서 침대에 누웠다. 뒤미처 펭귄은 조용히 잠들었고, 킬러는 방에 들어왔던 모습 그대로 서서 펭귄을 내려다보았다. 상관없다라- 라며 작게 읊조리면서 침대에 사풋 걸터앉아 자고 있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웃는 모습이 예뻤는데. 예쁘다고 말하면 화내겠지.

-오늘은 여러모로 운이 좋은가보군. 

 

  온갖 생각을, 하지만 하나로 모아지는 생각을 하면서 지긋이 그를 바라보았고, 처음으로 뭔가를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가갔다. 모자, 벗기면 화내려나. 모자에서부터 시선을 조금씩 내리면서 입술을 쳐다보았다. 확실히 웃을 때 예쁜데. 잘 웃질 않는단 말이야. 엄지손가락으로 입술을 살며시 쓰다듬다 다가가서 입술을 마주 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지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다시 한 번 그의 입술을 어루만지며 웃고는 나란히 누웠다. 킬러는 조금씩 스며드는 잠기운에 눈을 감으면서 나쁘지 않다가 아니라, 좋다가 옳은 표현이겠군. 이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별들은 사라지고 어느덧 햇빛만이 하늘을 가득히 뒤덮고 있었고, 펭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간만에 술을 많이 마셨군. 혼자 중얼거리며 몸을 이리저리 피던 펭귄은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킬러를 보았다. 깨워야 하나. 그를 가만히 지켜보자니 어제 있었던 일들이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한 펭귄은 쓸데없는 얘기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조금씩 피어나는 기억 중에 입술이 닿았던 느낌이 들었고, 설마 하는 마음에 킬러를 다시 쳐다봤다. 

 

  “...아니겠지.” 

  “뭐가 아닌데?” 부스스한 상태로 일어난 킬러는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고, 이에 놀라 펭귄은 눈을 크게 떴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너 어제..”

  “어제?”

  “...”

  “무슨 일이지? 설마 어제 술 먹고 추태를 부렸다거나 그런 걱정이라면 말지. 술 취한 사람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단정했으니까.”

  “...” 

 

  복잡한 표정으로 말없이 킬러를 바라보던 펭귄은 이내 자신의 착각이라고 매듭지으며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킬러는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따라 일어났고, 어느 정도 추스른 후에 방을 나섰다. 

 

  전날 저녁 식사를 하였던 자리에서 다시 아침 식사를 하였고, 아무런 대화 없이 둘은 여관을 나왔다.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는 듯이 둘은 조용히 걸었고, 이내 어제 만났던 장소로 돌아왔다. 킬러는 아쉽다는 듯이 웃으며 펭귄에게 물었다. 

 

  아까 하려던 말, 뭔지 다시 물어도 될까.”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묻는 그의 눈은 웃고 있었으며, 펭귄은 그의 웃음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내가 굳이 묻지 않아도 답이 나온 거 같아서.” 

  “흐음- 예상외의 반응인 걸.”

  “답은 알겠지만 어떤 반응을 바란 건지 모르겠는데 말이지.”

  “글쎄, 내가 생각하기엔 딱히 네가 정답을 찾은 건지도 모르겠군.”

  “그럼 정확한 답을 위해서 물어보지. 왜 그런 거지?”

  “사실을 말한다면, 용서라도 해줄 건가?” 

 

  펭귄은 그의 물음에 잠시 생각에 빠진 듯 하다 대답했다. 

 

  다음번에.” 

  “?”

  “다음번에 만나서 들어보고 용서해줄지 결정하지.”

  “...”

  “그러니까, 다음번에 또 만나자고. 킬러.” 

 

  모자 밑으로 희끗희끗 보이는 눈웃음을 지으며 펭귄은 대답함과 잇따라 옷깃을 잡고 짧게 입을 맞췄다.급작스러운 입맞춤에 킬러는 벙 찐 표정으로 펭귄을 보다가 이내 크게 웃으며 새삼 반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 다음번에 다시 만나지.” 

Posted by 류천희
2014. 2. 7. 01:50

*롤롤님 리퀘 내용 : 학창물 키드로우로 둘이 옥상에서 담배 피우면서 땡땡이치다가 선생님이 와서 둘이 숨다가 자연스럽게 붙게 되고 둘이 이걸 계기로 뭔가 감정변화가 생겨서 그 감정을 알아가는 단계달달물




* 

  무덥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쌀쌀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하늘을 보고 있자니 교실에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애초에 공부와는 거리가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으며, 학교생활을 중요시 여기지도 않았기에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본능을 이기지 못 하고 의자를 밀어냈다. 교실을 나가 계단을 밟음과 함께 수업이 시작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면서 담배의 유무를 확인했다. , 반장한테 양호실 간다고 뻥이라도 치라고 할 걸 그랬나. 라는 쓸모없는 후회를 하면서 휘적휘적 계단을 걸어 올라갔고, 옥상 문 앞에 섰을 즈음에는 계단 저 밑에서 선생님들이 교실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어쩌다보니 시작한 담배였지만 딱히 끊을 생각도 없었기에 꾸준히 피워왔고, 그 결과 오늘도 옥상 문 앞에 섰다. 최근 학교 축제다 뭐다 해서 선생님도 학생들도 바쁘기에 감시하는 사람도 없어 옥상 한 구석은 이미 내 담배구역으로 자리 잡은 터였다. 하지만 그곳에는 평소와 달리 인영이 보여 꺼내던 담배를 얼른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고, 한 편으로는 이미 피우러 나온 거 화장실이라도 가야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누군지를 확인하려고 발소리를 죽이며 다가갔다. 그곳에는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고, 또한 익숙한 자세가 보였다. 

 

  , 트라팔가. 네놈은 이미 피고 있었구만.” 

  유스타스여.”

  “너는 공부도 잘 하는 놈이 왜 여기서 이러냐. 가서 수업이나 듣지.”

  “수업 안 들어도 충분히 이해 가능하니까. 딱히 들을 필요는 없다.”

  “, 그러셔요?” 

 

  일부러 하는듯한 저 소리에 약간 울컥해 비꼬았지만,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기에 포기하고는 바지 주머니에서 은빛의 담배 갑을 꺼냈다. 한 개비를 꺼내고 다른 쪽 주머니에 손을 넣어 라이터를 찾았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얼마 들어있지도 않은 지갑뿐이었다. 당혹한 얼굴로 뒷주머니와 교복 상의, 안주머니까지 전부 뒤척였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실밥 몇 개와 먼지들뿐이었고, 라이터라고 추정되는 물체는 어디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찜찜하지만 옆에서 느껴지는 담배냄새에 포기할 수는 없어 트라팔가에게 라이터가 있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알싸한 담배연기뿐이었다. 

 

  아니, 네놈이 빨고 남은 담배연기 말고 라이터 말이야, 라이터.” 

  “안타깝게도 네놈에게 줄 라이터는 남아있지 않아서.”

  “어째 아까부터 시비 거는 것 같다?”

  “하하, 혼자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닌가 싶은데.” 

 

  그는 재미있다는 듯이 혼자 유쾌하게 웃더니 눈앞에 라이터를 흔들면서 말을 이었다. 

 

  이것 보라고. 네놈에게 나눠줄 가스가 하나도 없잖아?” 

 

  그의 손에서 잽싸게 라이터를 낚아채 불을 켜봤지만 소리조차 안 났고, 짜증이 치밀어 올라 라이터를 바닥에 집어던졌다. 그러자 그는 몸을 굽혀 라이터를 줍더니 쓸모없는 라이터를 굳이 주머니 속에 넣었다. 

 

  이런, 학교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배우지 않았나? 

  “보시다시피 이렇게 수업을 안 들어서 말이지. 기억이 안 나는군.”

  “자기 모르는 건 안 배웠다고 떼쓰는 게 참 어린아이 같군 그래, 유스타스여.”

  “어린아이 같아서 미안하다?”

  “사과 받으려고 한 말은 아닌데 말이지. 그리고 이렇게 라이터를 버리면 들키기 쉽다고?”

  “그건 네 사정이고. 나는 아직 안 피웠으니 걸려도 너만 걸리는 거지.”

  “이런 쪽으로는 말을 잘 하는군 그래. 불이야, 아직 붙일 방법은 남아있지.”

  “무슨.” 

 

  그는 쥐고 있던 담배를 내 입으로 갖다 대더니 나한테 다가와 담배를 맞붙였고, 이게 무슨 일인가 멍하니 쳐다만 보았다. 내가 가만히 있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담배키스 몰라? 라고 물었고, 그제야 깨달아 숨을 들이셨다. 여러 번 숨을 들이셨지만 담배에 불은 붙지 않았고, 기다리다 못해 지친 트라팔가는 잠시 떨어지더니 한숨을 쉬었다. 민망함에 애꿎은 담배만 탓하고 있자 트라팔가가 다시 다가와서는 조금 더 짧아진 담배를 들이대며 그 정도로는 안 돼. 더 깊게 숨을 들이셔. 라고 말했고, 그에 따라 최대한 깊게 숨을 빨아드렸다. 담배에는 불이 옮겨 붙었지만 트라팔가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던지라 나는 굳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내 상태를 알아챈 것인지 트라팔가는 짧게 웃고는 다시 떨어졌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나란히 담배를 피웠고, 이미 피우고 있던 트라팔가의 담배가 짧아져 끄려고 할 때쯤 문 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트라팔가도 들었던 것인지 서로 시선을 마주했고, 너나할 것 없이 담배를 밟아 끄고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발소리를 죽이며 옥상 반대편으로 넘어가 좁은 창고 같은 공간으로 달려갔다. 이미 물건들이 가득해서 평소에는 그곳에 들어간다는 상상조차 못했던 공간이었지만, 급할 때는 뭐든 된다고 그곳에 몸을 꾸역꾸역 쑤셔 넣었다. 좁은 공간에 들어가 숨을 고르기도 전에 옥상 문이 열렸고, 신발소리가 또각또각 들렸다. 날카로우면서도 가벼운 소리가 들려 학주가 아닌 여선생임을 확인하고 일차적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귀를 더욱 기울였지만 트라팔가가 계속 꼼지락거려 짜증에 찬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만 움직이라고, 트라팔가!” 

  “하지만 불편하다, 지금 이 자세.”

  “나도 불편해. 조금만 참아.” 

 

  그가 꾸준히 움직이기에 한 쪽 팔로 그를 꽉 안아 그의 움직임을 봉쇄한 다음, 중심을 잡기위해 나머지 팔로 벽을 짚었다. 그는 마치 인터넷 소설의 여주인공마냥 내 가슴에 기대는 어정쩡한 자세가 되었고, 그것이 싫다며 계속 나를 밀어냈다. 걸려도 상관없는 것인지 기껏 좁은 공간에서 같이 몸을 숨기는 상황임에도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겠다며 자존심을 세워 결국 나 또한 어정쩡한 자세가 되면서 양 팔로 그를 있는 힘껏 안았다. 그러자 그가 가슴팍에 얼굴이 파묻혀 말하기 힘들어지자 나를 치기 시작했고, 짜증이 한 방울 두 방울 쌓여가다 결국은 흘러 넘쳐버렸다. 

 

  어이, 트라팔가! 네놈!” 

  “시끄럽고 무거운 네놈 팔이나 풀러, 유스타스여.” 

 

  때마침 여선생의 멀어지는 발걸음소리가 들렸고, 작아지는 발소리와 함께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긴장을 풀었다. 급작스러운 몸의 이완으로 인해 그대로 중심을 못 잡고 넘어졌고, 하필이면 트라팔가 쪽으로 넘어지게 되어 급한 대로 머리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이것은 되려 역효과를 끌고 와버렸다. 부자재들 사이에 파묻히면서 트라팔가와 나는 상당히 미묘한 포지션이 되었고, 지척에서 그의 얼굴을 보았을 때는 이미 사고가 정지해버린 상태였다. 그도 나와 마찬가지였는지 그저 넘어져서 아팠던 건지는 모르겠다만 그 또한 더 이상의 움직임도 짜증도 없었고, 그렇게 정적의 시간이 흘렀다. 

 

  마치 키스를 할 것 마냥 가까운 거리였던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이놈도 의외로 참 잘생겼단 말이지.부터 온갖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알 수 없게도 이놈이랑은 하면 설꺼같아.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생각을 마치자마자 혼자 당황해 스프링처럼 튕겨 몸을 일으켰고, 트라팔가 녀석을 신경 쓸 틈도 없이 너무 늦은거 같다며 수업 들으러 간다는 둥의 답지 않은 변명을 둘러댄 채 그곳을 빠져나왔다. 결국 트라팔가는 부자재들 속에 파묻히도록 그대로 놔둔 채 화장실로 달려가 얼굴에 찬물을 들이부었다. 

 

-뭐야, 이건. 모르겠어. 설마. 내가? 그 녀석을? 그 녀석은 일단 남자잖아. 그래. 이건 아니지. , 이건 아니야. 

-...그러면 방금 그건? 

 

  결국은 한 가지의 결론에 다다랐고, 담배 키스, 끌어안았던 사실 등의 방금 전까지의 행동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트라팔가가 눈치를 챘을까. 고민은 하면 할수록 복잡해졌고, 엉켜버린 이어폰도 내 머리보다는 풀기 쉬울 거야. 라고 생각했다. 결국은 세면대를 붙잡고 쭈그려 앉아 눈을 질끈 감고 숫자를 천천히 세면서 머리를 비우려고 노력했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았고, 열이 식었다고 생각이 될 때 쯤 흘끗 거울을 쳐다봤으나, 이내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트라팔가 녀석, 확실히 눈치 챘겠지. 

 

  분명 열이 식었다고 생각했는데, 거울 속 내 얼굴은 여전히 내 머리색만큼 빨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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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