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9. 21:13

드래사보

만남을 위한 헤어짐

 

 

* 에이스 사건 이후 사보가 혁명군 배를 떠나기 전의 상황

* 이미 드래곤과 사보는 어느정도 관계가 있었음

 

 

 

 

“드래곤씨, 뭐하세요?”

 

가벼운 노크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사보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생겨난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가도 돼요?”

 

드래곤은 잠시 사보를 쳐다보곤 읽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았다. 아무런 대답이 없었지만 사보는 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드래곤은 침대를 향해 의자를 돌려 앉고는 사보를 쳐다봤다. 늦은 시각에 사보가 찾아오는 일은 자주는 아닐지라도 종종 있는 경우였기에 드래곤은 익숙하다는 듯 사보와 시선을 맞추었다. 또한 항상 그래왔듯이 사보가 먼저 말을 꺼낼 때까지 드래곤은 기다려주었다.

 

“벌써 내일이네요.”

“그렇군.”

“갑자기 이렇게 가겠다고 했는데, 허락해주셔서 감사해요.”

 

드래곤은 특별한 대답은 없었지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일정이 이렇게 바뀌리라고는 드래곤은 물론 사보 당사자까지도 생각지 못했었다. 그전까지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몰랐던 상태였던 사보가 에이스의 사건을 접한 후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가면 알아봐줄까요? 그동안의 내 상황을 늘어놓는 건 그저 변명거리 같아요.”

“...”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평소 혁명군 2인자로서 즉흥적이고 시퍼렇다고 생각이 들었던 사보지만 루피에 관해서는 걱정이 많아지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그렇게 당당하던 녀석이 걱정이라니.

 

“사보.”

“네?”

“네가 그 녀석을 대면한다면 어떨 것 같으냐.”

“믿기지 않을 거 같아요.”

“그리고?”

“기쁘겠죠. 아무래도 지금 생각하는 이 감정보다도 더 복잡하겠지만, 어쨌든 행복할 거 같아요.”

“루피도 그럴 거다.”

“그렇지만….”

“분명 네가 너희는 형제라고 하지 않았나? 같이 자라왔으니 더욱이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겠지.”

 

형제. 그 단어 하나에 사보가 씩 웃자 드래곤도 가볍게 웃었다.

 

“루피 녀석도 내 아들이지만 나보다는 같이 지냈던 네가 더 잘 알거라 생각한다.”

“고마워요, 드래곤씨.”

“걱정 다 해소됐으면 이제 가서 자도록. 내일 일찍 떠난다 하지 않았나?”

“으음, 물론 큰 걱정은 풀렸는데, 아직 작은 걱정은 하나 남아 있어서요.”

 

살짝 시선을 굴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드래곤 곁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저 내일 떠나요.”

“그래.”

“언제 임무를 다 끝내고 올지 모른다고요.”

“항상 그래왔지 않은가.”

“아, 진짜 이러실 거예요?”

 

흘긋대자 드래곤이 낮은 웃음소리를 냈고 큰 손을 사보의 뺨에 가져다 댔다. 거친 손의 느낌이 좋다고 생각하며 슬며시 눈을 감자 이내 손처럼 거친 입술이 닿았다. 벌어진 틈으로 혀가 들어와 누르듯 당기듯 움직이자 사보는 이에 서투르지만 움직임에 응했다. 한참을 붙어있던 입술이 떨어지고 사보를 쳐다보고는 살짝 웃으며 찌푸린 미간을 눌렀다.

 

“너무 필사적인 거 아니냐?”

“아니, 그건…!”

 

무언가를 말하려다 말고 입을 꾹 다물자 드래곤은 낮은 웃음소리를 냈고 사보는 끙, 하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처음 방에 들어올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투덜댔고 드래곤은 가볍게 등을 쓸어주었다.

 

“이제 가서 자라.”

“드래곤씨.”

“나머지는 다녀오면.”

“아, 드래곤씨, 정말이지. 임무 확실하게 하고 올게요.”

“기대하지.”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은 하지 않지만 사보는 그에 대해 특별히 말을 꺼내지 않는다. 몸을 일으키고 드래곤을 마주보며 웃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드래곤씨.”

'원피스 > 전연령'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킬러펭귄/ 화상  (0) 2014.02.07
키드로우/ 키드 생일 축하 기념  (0) 2014.02.07
140자 7개 썰  (0) 2014.02.07
킬러펭귄/ 지하철 썰  (0) 2014.02.07
킬러펭귄/ 학타르님 리퀘  (0) 2014.02.07
Posted by 류천희